미국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추진할 수 있는 네 가지 조사

트럼프 대통령이 파란색 정장에 빨간색 넥타이를 매고 강단에 서 있는 동안 피트 헤그세스는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 설명, 민주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이란 전쟁 대응을 둘러싸고 조사에 나설 의향을 내비쳤다
    • 기자, 베른트 드뷔스만 주니어
    • 기자, 백악관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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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은 다음 주 중간선거에서 하원이나 상원 다수당 지위를 차지할 경우, 이를 어떻게 활용할지 벌써부터 구상하고 있다.

중간선거는 백악관을 차지한 집권당에 때로 뼈아픈 결과를 안기기도 하지만, 민주당의 승리가 결코 보장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의회 한 곳에서 다수당 지위를 확보하면 소환장을 발부할 권한을 갖게 된다. 소환장은 증언을 요구하거나 문서 제출을 명령하는 조치로, 민주당은 내년 초부터 조사에 착수할 수 있는 추가 예산도 확보하게 된다.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인사들을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조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논의 내용을 잘 아는 관계자들에 따르면, 실무진은 이미 조사 가능한 사안과 증인 명단을 작성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1월 3일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경우 조사 대상으로 거론될 수 있는 몇 가지 사안을 살펴본다.

1. 트럼프 일가와 재정 문제

민주당은 트럼프 일가가 거대한 사업 제국을 통해 성사시킨 수익성 높은 거래들이 초기 조사에서 주요 조사 대상이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미 하원 감독위원회 소속인 수하스 수브라마냠 민주당 하원의원(버지니아주)은 BBC에 "미국 납세자의 세금이 부패로 인해 빼돌려지거나 사적으로 유용되지 않고, 올바르게 사용되고 있는지 확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조사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는 사안에는 트럼프 행정부와 기업 간의 유착 관계가 포함된다. 특히 가상화폐 업체들과의 관계,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해외 사업 거래 등이 주요 조사 대상이다.

카타르가 에어포스원으로 사용하도록 기증한 4억 달러(약 3억100만 파운드) 규모의 항공기와 트럼프 일가와 연관된 기업들이 수주한 수백만 달러 규모의 방위산업 계약도 조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수브라마냠 의원은 "내게 충격적인 것은 현 행정부와 각료들, 심지어 대통령과 그 가족까지 부패와 사익 추구에 연루됐다는 사실뿐만 아니라, 이들이 이를 매우 대담하고 공공연하게 드러내 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위법 행위가 있었다는 모든 의혹을 거듭 부인해 왔다.

백악관 대변인 올리비아 웨일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에서 공화당의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고, 가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이뤄낸 성과를 더욱 확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에는 미국 국민의 삶을 개선할 의제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식적인 정책 추진을 방해하고 근거 없이 공격하려는 계획만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백악관 관계자는 의회 구성이 어떻게 바뀌든 행정부는 의회의 감독 및 자료 제출 요구에 "언제든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2026년 미국 중간 선거”라고 적힌 보라색 배너와 함께 미국 국회 의사당과 흰색 별의 양식화된 이미지가 붙어 있다.

2. 헤그세스 국방장관과 국방부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 2월 시작된 이란 전쟁을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어떻게 수행하고 있는지 조사하겠다고 공언했다.

여기에는 민간인 사상자 규모와 탄약 부족 문제, 전쟁 비용, 그리고 병력과 군사 시설의 준비가 미흡했다는 의혹 등이 포함된다.

논의 내용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한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으로 유입되는 마약을 차단하기 위한 작전이라고 행정부가 설명한 카리브해 해역의 선박 공격도 조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월에는 하원 민주당 의원들이 헤그세스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이례적으로 발의했다. 이들은 이란 전쟁을 근거로 들며 헤그세스 장관이 '중대한 범죄와 비행(high crimes and misdemeanours)'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탄핵소추안은 하원에서 단순 과반 찬성만으로 가결할 수 있지만, 탄핵을 최종 확정해 공직에서 파면하려면 상원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이 같은 방식으로 해임된 내각 인사는 한 명도 없다.

동영상 설명, "왜 우리가 이 일을 하는지 모르겠다" - 이란에 대한 미국의 공습을 바라보는 미국인들

일부 전문가들은 의회 청문회로 인해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면 결국 헤그세스 장관이 해임되거나 스스로 사임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미국 워싱턴DC 아메리칸대학교의 데이비드 밀러 정치학 교수이자 대통령직 전문가인 그는 "백악관에 불리한 상황이 되고 언론의 관심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쏠린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부정적인 보도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해당 인사들을 내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의미에서 이는 민주당의 승리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수석 윤리 변호사를 지낸 리처드 페인터는 BBC에 전쟁 개시 결정 자체도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더 중요한 문제는 이것이다. 이번 전쟁은 미국 의회의 승인을 받은 적이 없다. 국방장관이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헌법은 전쟁 선포 권한이 의회에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의원들이 "관련자들을 소환해" 질문에 답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펜타곤 대변인 킹슬리 윌슨은 성명을 통해 헤그세스 장관의 재임 성과를 옹호하며, 그를 "관료주의를 대폭 축소하고 혁신을 이끌어냈으며, 전투 임무를 수행하는 장병들을 위해 성과를 낸 변화의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측정 가능한 모든 지표에서 국방부는 헤그세스 장관의 지휘 아래 이전보다 나아졌다"고 말했다.

이때 국방부를 '전쟁부(Department of War)'라고 지칭했는데,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선호하는 명칭이다.

공항 활주로에 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카타르에서 제작한 에어 포스 원 (Air Force One) 항공기를 가리키고 있는 모습
사진 설명, 카타르가 에어포스원으로 사용하도록 기증한 항공기 역시 민주당의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3. 이민 정책과 ICE 단속

민주당 지도부 인사들은 이민 단속을 향후 의회 조사에서 다룰 핵심 사안으로 꼽았다.

여기에는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할 경우 하원 감독위원회를 이끌도록 낙점된 캘리포니아주 출신 로버트 가르시아 의원도 포함된다.

조사에서는 미 전역에서 진행된 이민 단속 과정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부적절한 행위를 했다는 의혹이 등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조사는 실제로 실행하기 어렵고 정치적으로도 민감한 문제가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대선 당시 서류미비 이민자에 대한 대규모 추방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이는 많은 지지자의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했던 유권자를 포함해 상당수 미국인이 올해 들어 미국 내 도시에서 ICE가 벌인 일부 단속 방식에 불편함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인터 전 백악관 윤리 변호사는 민주당이 ICE의 단속 방식을 비판하면서도 더 광범위한 이민 문제에 대한 우려를 외면하는 것으로 비치지 않도록 신중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BBC에 말했다.

4. 트럼프에 대한 세 번째 탄핵 추진

민주당 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세 번째 탄핵을 추진할 가능성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 등 일부 의원들은 이란 전쟁이 의회의 승인 없이 이뤄졌다는 점과 그 밖의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는 위법 행위를 근거로 탄핵 추진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탄핵을 추진하더라도 상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파면을 의결할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제기된 모든 위법 행위 의혹을 거듭 부인해 왔다.

민주당 내부에서 탄핵 절차에 착수할 명분에 합의할 수 있을지도 불분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월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내가 원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첫 번째 임기 당시 추진됐던 탄핵과 이후 자신을 상대로 제기된 형사 사건들을 "매우 불법적인 일들"로 본다고 덧붙였다.

공화당 소속 제임스 코머 하원 감독위원장은 지난 6월 워싱턴 선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을 "한 가지 수법밖에 모르는 정당"이라고 비판하며, 민주당이 "트럼프를 공격하려 들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추진할 수 있는 조사들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그러나 수브라마냠 의원은 조사 추진 자체가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론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거나, 성공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거나, 상대가 자료 제출을 거부할 것이라는 이유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좋지 않은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그 영향은 향후 2년뿐 아니라 앞으로 20년 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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