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은 결코 사라진 적이 없다': 축구계의 심각한 인종차별 문제가 어떻게 월드컵을 병들게 했나

사진 출처, AFP via Getty Images
- 기자, 셀린 기리트
- 기자, BBC 월드 서비스
- 게재 시간
- 읽는 시간: 4 분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프랑스가 파라과이를 상대로 거둔 1대 0 승리 이후 벌어진 일은 경기 그 자체만큼이나 큰 관심을 끌었다.
경기 직후, 파라과이 상원의원 셀레스트 아마릴라는 프랑스 주장 킬리안 음바페에 대해 인종차별적으로 묘사되는 일련의 댓글을 게시했다.
이는 공적 논쟁을 불러일으켰고 프랑스 검찰의 수사를 촉발했으며 파라과이 내 정치적 역풍을 야기했다.
영국에 기반을 두고 축구계 내 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동하는 단체 '킥 잇 아웃(Kick It Out)'의 전 선수 참여 책임자이자 전 프로 축구 선수 트로이 타운센드는 "그가 사용한 극단적인 언어와 그러한 언어의 일반화는 위험한 선례를 남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은 너무나 오랫동안 존재해 왔으며 가장 큰 축제 중 하나인 월드컵에서 폭발하는 사고방식이자 태도"라고 말했다.
수많은 모욕의 사례들
음바페 논란은 이번 대회 기간 동안 발생한 여러 사건 중 하나일 뿐이다.
그 외에도 모로코와의 경기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한 후 온라인에서 인종차별적 비난을 받은 네덜란드 선수 3명, 소셜 미디어 인플루언서에게 "동물원에 가서 울어라"라고 말한 아르헨티나 팬, 한국인을 향해 인종차별적 제스처를 취했다가 사과한 멕시코 팬, 그리고 아르헨티나 서포터들이 맥주와 병을 던졌다고 신고한 이집트 및 카보베르데 팬들의 사례 등이 있다.
또한 이집트의 호삼 하산 감독은 경기 도중 FIFA의 공식 인종차별 신고 제스처인 팔을 X자로 교차하는 행동을 취하기도 했다.

사진 출처, AMA/Getty Images
이번 대회에서 발생한 차별적 사건들은 상당하다. FIFA 자체 데이터가 시사하듯 그 학대의 규모 역시 전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FIFA의 소셜 미디어 보호 서비스(Social Media Protection Service)는 조별 리그 기간에만 8만 9000건 이상의 학대성 게시물을 식별했는데, 이는 지난 2022년 카타르 대회 대비 13배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인종차별적 동기가 담긴 학대 메시지는 전체의 11%를 차지했다.
그러나 세계 축구 관리 기구는 이러한 급증의 원인으로 참가국이 32개 팀에서 48개 팀으로 확대된 점과 학대성 콘텐츠를 식별하는 탐지 기술의 발전 등 여러 요인이 작용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FIFA의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세계 선수 협회인 FIFpro는 축구 선수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증가하는 학대 패턴"을 견디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사건들은 고립된 것이 아니다. 이는 축구나 사회에서 용인되는 부분으로 남아서는 안 될 구조적 패턴을 가리킨다"고 밝혔다.
축구계의 인종차별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이러한 사건들이 더 넓은 추세의 일부라고 주장한다.
리즈 베켓 대학교 교수이자 '스포츠 및 차별 네트워크(Sport & Discrimination network)'의 공동 설립자인 다니엘 킬빙턴 교수는 "인종차별은 결코 사라진 적이 없다. 인종차별은 매우 교묘하며 모든 세대를 거치며 형태와 모습을 바꾼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수십 년에 비해 경기장 내에서의 노골적인 인종차별은 감소했지만, 소셜 미디어가 차별적 언사가 빠르고 전 세계적으로 퍼질 수 있는 새로운 통로를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문제는 인종차별이 사람들이 (비난성) 발언을 하도록 대담하게 만드는 온라인 공간으로 이동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기장 안팎에서도 다시 증가하기 시작하는 조짐이 보인다는 점"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사진 출처, ANP via Getty Images
타운센드는 경기장 내의 학대와 온라인상의 학대를 분리해서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축구 당국이 의미 있는 억제책으로 작용할 만큼 충분히 강력한 제재를 가하는 데 소극적이었다고 믿는다.
그는 "우리는 구속 수사가 이루어지거나, 팬들로 인해 국가가 제재를 받아 대회에서 퇴출당하는 모습을 보기 시작해야 한다… 만약 자신의 팬들을 통제할 수 없다면, 왜 가장 큰 대회들에 참가할 자격이 주어져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축구 당국이 여전히 효과적인 억제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으며 인종차별 근절에 성공한다는 것이 실제로 어떤 모습인지에 대해 더 명확한 기준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 출처, Fifa via Getty Images
킬빙턴은 또한 인공지능과 딥페이크 기술이 인종차별적인 허위 정보를 퍼뜨릴 새로운 기회를 만들고 있다고 경고하며, 로날드 쿠만 네덜란드 감독이 인종차별적 발언을 하는 것처럼 조작된 영상을 그 예로 들었다.
그는 온라인상의 일부 학대성 콘텐츠가 혐오 집단에 의해 의도적으로 생성되고 있다고 믿는다.
킬빙턴은 "그들은 축구 팬일 수도 있고 극우 단체와 연관되어 있을 수도 있다… 그들은 팬들을 자신들의 사상으로 끌어들이고 포섭하기 위해 허위 정보와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구조적 인종차별
타운센드에 따르면 선수들이 겪는 인종차별적 학대의 영향은 경기를 넘어 선수들의 직업적 경력, 정신적 안녕, 심지어 가정생활에까지 확대된다.
그는 잉글랜드가 아르헨티나에 2대 1로 패한 준결승전이 승부차기로 이어지지 않은 것에 안도했다고 말했다.
"나는 그 경기에 흑인 선수의 실수가 없었다는 사실이 매우 기뻤어요. 오늘 아침 우리가 그 선수들을 향한 엄청난 비난이 터져 나오는 상황을 맞이하지 않아서 정말 다행입니다."

사진 출처, Getty Images
타운센드는 자신 또한 개인적으로 많은 학대를 겪었다고 말했다.
"원숭이 이모티콘을 받으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확실히 알 수 있죠. 나는 '곧 죽었으면 좋겠다'와 같은 메시지를 받은 적도 있는데 그것은 16세 미만의 어린 소년에게서 온 것이었어요."
"하지만 가장 최악의 학대 중 일부는 미국 백인 우월주의 집단인 KKK단의 이미지나 흑인이 교수형을 당하는 이미지들입니다. 이런 것들이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전송되고 있어요."
타운센드와 킬빙턴 두 사람 모두에게 올해 월드컵에서 목격된 인종차별은 단순히 축구계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들은 선수와 서포터들을 향한 이러한 비난이 소셜 미디어가 적대감, 익명성, 양극화를 증폭시킨 사회 전반의 더 넓은 추세를 반영한다고 주장한다.
킬빙턴은 "인종차별은 시스템 전체를 감염시키며 이는 구조적 인종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월드컵은 특정 시점의 한 스포츠에 나타난 작은 축소판일 뿐입니다. 인종차별은 전 세계 삶의 모든 다른 측면에도 존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