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함대' 스페인은 어떻게 '압도적 우승후보' 프랑스를 이겼을까?

2026 월드컵 4강전 경기중 스페인의 라민 야말과 프랑스의 킬리언 음바페가 마주 선 모습

사진 출처, Getty Images

    • 기자, 닐 존스턴
    • 기자, BBC 스포츠 기자
    • Reporting from, 댈러스 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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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이 15일(한국시간) 완벽한 경기 운영의 진수를 보여주며 사상 2번째 월드컵 결승 진출을 확정 지었다. 전 세계는 상대 팀 프랑스가 이토록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15일 새벽 4시, 모두가 손꼽아 기다린 이번 준결승전에 출전한 프랑스 대표팀은 그야말로 압도적인 우승 후보였다. 대회 내내 순항해 온 데다 킬리안 음바페, 우스만 뎀벨레, 마이클 올리세 같은 선수들이 포진하며 누구나 두려워할 공격력을 자랑하는 팀이었다.

그리고 경기가 끝난 현재, 많은 이들이 프랑스가 어떻게 패할 수 있는지 여전히 믿지 못하는 가운데, 2대0으로 승리를 거둔 스페인 대표팀은 왜 자신들이 유럽 챔피언이며, 어떻게 37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지 모두에게 상기시켰다. A매치 37경기 무패는 기존 역대 최장 경기 무패 기록과 동률이다.

루이스 데 라 푸엔테 감독이 이끄는 스페인 대표팀은 이번 월드컵에서 다소 주목받지 못한 팀이었다. 심지어 조별경기 첫 경기에서 월드컵 첫 출전국인 카보베르데를 상대로 무승부를 기록하기도 했다. 10대 신성 슈퍼스타 라민 야말 또한 현재까지 1골만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스페인은 가장 최적의 시기에 최상의 경기력을 선보인 듯하다. 7경기 중 6경기 무실점을 기록한 만큼, 오는 20일 새벽 4시(한국시간) 치러질 월드컵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나 잉글랜드 중 한 팀과 맞붙을 강력한 우승 후보로 올라섰다.

한편, 프랑스는 스페인의 압도적인 중원 장악력에 고전하며, 유효 슈팅을 단 3개밖에 기록하지 못한 채 3·4위 결정전을 준비하게 됐다.

실망스런 표정의 음바페

사진 출처, Reuters

사진 설명, 프랑스 대표팀은 4강전에서 유효슈팅을 3개밖에 기록하지 못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BBC 라디오5 생중계를 위해 경기장을 찾은 전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크리스 서튼은 "스페인이 프랑스를 제압했다. 완전히 무너뜨렸다"고 평가했다.

"이번 대회에서 우리는 프랑스를 너무나 칭찬해왔지만, 그들은 유려한 플레이를 펼친 스페인 앞에 무너졌습니다. 전반적으로 스페인이 더 치열하게 싸웠고, 경기력도 더 좋았습니다."

또 다른 프리미어리그 우승자인 로이 킨 또한 IT에서 "프랑스는 팀으로 경기하지 못했다. 화려한 개인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팀으로서 호흡을 맞추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스페인은 정말 훌륭했습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정말 즐거웠습니다."

한편 2022년 12월 데 라 푸엔테가 스페인 대표팀 감독으로 임명됐을 당시만 해도, 일각에서는 그를 "루이스 데 라 누구?"와 같은 반응이었다.

2010년 비센테 델 보스케 감독 아래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바 있던 스페인은 유명한 감독에 익숙했다. 국가대표 U-19, U-21, U-23 팀을 지휘한 경력을 바탕으로 축구협회가 선정한 데 라 푸엔테는 다소 무명에 가까운 인물로 여겨졌다.

하지만 데 라 푸엔테(65) 감독은 이러한 회의적인 시선을 확실하게 잠재웠다.

2023년 네이션스리그 우승과 유럽 챔피언십 2024 우승을 이끌었던 그는 이제 스페인을 월드컵 결승전까지 이끌었다.

오는 16일 새벽 4시 애틀랜타 스타디움 잉글랜드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승리한다면, 2년 전 유럽 챔피언십 결승전 재대결이 성사될 것이다.

페드로 포로가 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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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스페인의 페드로 포로는 이날 경기의 쐐기를 박는 추가골을 터뜨렸다

스페인의 놀라운 기록들

  • 스페인은 국제 축구 사상 최장 무패 기록인 '37경기 연속 무패'를 달성하며, 종전 최고 기록 보유국이었던 이탈리아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 아울러 월드컵과 유럽 챔피언십을 합쳐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하면서도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은 유럽 선수 5명 모두 스페인 소속이다. 에므리크 라포르트(22경기), 미켈 오야르사발(20경기), 파비안 루이스(16경기), 미켈 메리노(14경기), 라민 야말(14경기)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 야말은 스페인 대표팀 데뷔 이후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 또한 월드컵과 유럽 챔피언십 대회를 합쳐 12경기에 선발 출전해 모든 경기 승리를 거두었다. 이는 두 대회를 통틀어 선발 출전한 역대 유럽 선수 중 최고의 100% 승률이다
  • 또한 스페인 대표팀은 월드컵 역사상 단일 대회에서 6경기 무실점을 기록한 최초의 팀으로도 남게 됐다
  • 이번 프랑스전에서 스페인이 허용한 기대득점 수치(0.3)는 1994년 브라질 대 스웨덴전 이후 월드컵 준결승전 역사상 가장 낮은 수치다
공을 트래핑하고 있는 라민 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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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스페인의 신성 야말은 스페인 대표팀에 발탁된 뒤 출전한 모든 경기에서 승리를 기록했다

'우리는 2010년의 정신을 되찾았습니다'

스페인의 이번 월드컵 여정은 카보베르데와의 경기에서 0대0 무승부를 기록하며 다소 아쉬운 출발을 알렸다. 이후 16강전에서 포르투갈을 꺾기 위해선 91분 결승골이, 8강전에서 벨기에를 제치기 위해선 88분 결승골이 필요했다.

그러나 4강 프랑스전에서는 그렇게까지 막판까지 승부를 끌고 가지 않았다. 미켈 오야르사발의 페널티킥과 페드로 포로의 환상적인 마무리로 경기 시작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2대0으로 앞서 나갔다. 이 두 슛은 스페인의 이날 기록한 유일한 유효 슈팅이었다.

프랑스 국가대표 풀백 출신인 가엘 클리시는 '5 라이브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경기가 스페인의 최고 모습은 아니다. 우리는 이들의 최고 경기력을 본 적 있다"고 말을 꺼냈다.

"하지만 더 나은 팀이 이겼습니다. 모든 면에서 스페인이 압도했습니다. 우리는 스페인의 플레이 방식에 익숙하지만, 이번에 스페인 팀은 이를 정말 훌륭하게 해냈습니다."

프랑스 국가대표 출신 패트릭 비에이라도 스페인이 "모든 면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데 동의했다.

그는 'ITV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스페인은 팀으로서 환상적인 경기를 펼쳤다"며 "그들은 올리세의 활약을 차단했고, 전술적으로 승리했다"고 분석했다.

비에이라와 아스널에서 함께 뛰었던 잉글랜드의 이안 라이트는 "개성보다는 조직력이 빛난 경기"라며 "이렇게 쉽게 흘러가리라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스페인의 축구 전문가인 기암 밸라그는 "훌륭한 팀 플레이를 목격했다. 스페인이 정말 모든 것을 장악했다. 모든 축구 학교에서 본보기로 삼아야 할 경기"라고 평가했다.

한편 데 라 푸엔테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은 "노력, 재능, 희생,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지"를 갖췄다며, 결승에 진출할 자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2010년의 정신을 되찾았다"는 그는 "출전하지 않은 선수들도 경기 후 훈련을 이어갔다는 점에서 우리 팀의 특징을 잘 느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모든 것은 하나의 과정이며, 우리가 가능한 한 최상의 컨디션으로 이 순간에 도달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이 계획돼 있었습니다."

환호하는 스페인 축구 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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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프랑스 국가대표 출신 비에이라는 '모든 면에서 스페인이 우위'였다고 평가했다

왕에게 어울리는 승리

스페인에서는 축구 팬 수천 명이 승리를 만끽하며 거리로 쏟아져 나온 가운데, 데 라 푸엔테 감독은 경기 종료 후 펠리페 6세 국왕으로부터 전화를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데 라 푸엔테 감독은 선수들과 유대감이 깊다. 현재 대표팀의 많은 선수들이 유소년 대표팀 시절 그의 지도를 받았다.

미켈 메리노 선수가 데 라 푸엔테 감독과 함께 첫 국제 대회 우승을 차지한 시기는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그는 현재 팀의 주장인 로드리, 골키퍼 우나이 시몬과 함께 유럽 U-19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밸라그는 5 라이브 방송에서 "데 라 푸엔테 감독은 10년 전부터 오야르사발, 다니 올모, 로드리, 시몬과 함께 이 여정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U-19와 U-21 유럽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하며 서로를 알아가고 하나의 가족이 됐습니다. 개인보다 함께할 때 더 강하다는 그 느낌은 이제 그들의 DNA에 깊이 새겨져 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우승팀이 나왔다고 봅니다'

오는 20일 결승전에서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 중 어느 팀을 상대하고 싶은지를 묻는 말에 데 라 푸엔테 감독은 "특별히 선호하는 팀은 없다. 잉글랜드를 높게 평가한다. 이번 월드컵 전부터 나는 그들이 우승 후보 중 하나라고 말한 바 있다"고 답했다.

밸라그 또한 "전개 양상은 유사할 것이다. 우리 스페인의 공 점유율이 훨씬 높을 것이다. 만약 상대가 아르헨티나라면, 수비에 약점이 있어 역습으로 뚫고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페인 또한 공격 전술이 다양해서 그런 플레이를 해낼 수 있습니다. 저는 오늘 경기에서 월드컵 우승 팀이 나왔다고 봅니다."

"경기력을 한 단계 끌어올린 스페인팀은 이제는 경기를 확실히 마무리 지으며, 기회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잉글랜드는 유럽 챔피언십 이후 다른 길을 걸어왔습니다. 잉글랜드는 최근 변화를 주고 있으나, 그 구상이 무엇인지 명확히 보이지 않습니다. (반면) 스페인은 같은 방향성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