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왜 시진핑 방북 하루 전 '핵보유국' 지위를 강조했나

사진 출처, REUTERS/Jorge Silva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을 하루 앞두고,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거듭 강조했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 부장이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의 핵보유국 지위는 절대 불퇴의 한계선이며 누가 인정하든 말든 엄연한 현실"이라며 "외부 세력의 희망이나 수사적 표현에 따라 현실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고 7일 공개했다.
앞서 미국 백악관은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북한 비핵화라는 공동 목표를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은 이를 정면으로 부인했다. 김 부장은 미국 측 발표를 "완전한 날조이고 허황한 거짓 정보"라고 비판했으며 "비핵화라는 고어에 대한 집착이 매우 특이하게 강한 미국 관리들의 희망일 수는 있어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시 주석은 오는 8일부터 9일까지 북한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다. 중국 최고지도자의 방북은 2019년 이후 7년 만이다.
북한이 중국 최고지도자의 방문을 하루 앞두고 비핵화 불가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북중 정상회담의 의제를 사전에 통제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번 담화를 "시진핑 주석의 방북을 앞두고 나온 매우 흥미로운 대중국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임 교수는 특히 김 부장이 미·중 수뇌회담의 '비핵화 재확인'을 전면 부인한 대목에 주목했다.
그는 "당사자인 중국은 침묵하고 있으나 김여정 부장이 나서서 반박하는 모양새"라며 "이는 중국을 신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역설적으로 중국에 대한 여전한 의구심 혹은 시진핑 주석에 대한 고도의 심리적 압박 성격을 띤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미국의 비핵화 압박에 동조하는 것을 사전 차단하면서, 시진핑 주석의 방북 의제에서 비핵화를 배제하고, 핵 문제는 타협할 수 없는 헌법적 영역임을 재차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는 북한이 시진핑 방북을 코앞에 두고 다소 강한 어조로 비핵화 의제를 사전 통제하는 모양새는 "과거와 다른 자신감이 뒷받침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 배경으로는 러시아와의 밀착과 실질적인 핵무기 생산 능력 향상 등이 꼽힌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러시아와 군사 협력을 강화하며 외교적 후방을 넓혀왔다. 그리고 최근에는 핵물질과 미사일 생산 능력을 잇따라 공개하며 군사력 증강 의지를 과시하고 있다.
임 교수는 결국 이번 김여정 담화가 중국도 북한을 '비핵화 대상'이 아니라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전제 아래에서만 "북중 우호관계가 지속"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