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 테헤란 정권의 회복 자신감 강화 시사

요르단 계곡의 한 들판에서 초정통파 유대인 남성이 이란 탄도 미사일 잔해 옆을 지나가는 모습

사진 출처, EPA

사진 설명, 이스라엘이 점령한 서안 지구에 이란 탄도 미사일 잔해가 지면에 박혀 있다
    • 기자, 아미르 아지미
    • 기자, BBC 페르시아어 서비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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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란은 레바논 내 헤즈볼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응해 밤새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 이 공격의 즉각적인 군사적 의미는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정치적 파장은 그보다 훨씬 더 클 수 있다.

수년간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을 자국 영토나 지휘관을 노린 공격 혹은 국가적 이익 침해에 대한 보복이라고 정당화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이란 측은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관련 시설이라고 주장하는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의 건물을 공습하자 대응에 나섰다.

지난 8일(현지시간), 이란 군 당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으나, 애초에 이러한 공격을 감행하기로 한 결정 자체는 중요한 의문으로 이어진다.

왜 이란 지도부는 이스라엘의 추가 군사 행동으로 이어질 수도 있고, 또 잠재적 미국과의 불안정한 평화 협상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왜 지금이 이 같은 행동에 나설 적기라고 판단했을까.

그 해답의 일부는 지난 수개월간 이번 분쟁을 겪으며 자신들의 입지를 바라보는 이란 지도부의 인식에 있을지도 모른다.

현 이란 이슬람 공화국은 이번 전쟁으로 일부 힘이 약화했으나, 동시에 정권의 회복탄력성에 대해서는 더욱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광범위한 군사적 압박, 경제 제재, 미국의 해상 봉쇄에도 불구하고 이란 정권은 살아남았다. 지도부는 여전히 권력을 잡고 있으며, 안보기관도 건재하고, 반대파의 거듭된 예측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시민 봉기는 일어나지 않았다.

이러한 경험으로 인해 테헤란 당국의 계산도 달라졌을지 모른다.

즉, 자신들을 더 이상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직접적인 대립은 피하겠다는 취약한 주체가 아닌, 이미 최악의 상황은 견뎌냈으며 새로운 한계선을 확고히 설정할 수 있는 강한 주체로 인식하고 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동영상 설명, 이란 측이 공개한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된 미사일 영상

따라서 이스라엘에 대한 이번 공격은 단순히 보복이라기보다는 억지력을 보여주려는 의도였을 수 있다. 이란은 자국의 역내 동맹 세력에 대한 공격을 더 이상 이란 본국에 대한 공격과 별개의 사안으로 취급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이러한 메시지는 헤즈볼라나 이라크 민병대를 비롯해 이른바 '저항 축'으로 알려진 이란의 역내 동맹 네트워크 세력들에게 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란의 영향력은 이란이 동맹세력을 지지해 줄 것이라는 믿음에 부분적으로 기반해왔다.

그리고 이란이 이스라엘에 공개적으로 경고한 후 직접 행동으로 나서지 않았다면 이러한 신뢰는 훼손될 수 있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이번 공격은 단순히 이스라엘만을 겨냥한 것이 아니었다. 이는 이란이 위협한 대로 실제로 행동에 옮길지 예의주시하던 미국 및 이스라엘의 역내 동맹국들을 향한 것이기도 했다.

이번 공습의 시기 또한 흥미롭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합의가 임박했을 수도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그렇기에 일반적인 논리라면 이란은 이러한 외교적 노력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

하지만 이란 지도부는 오히려 정반대로 생각했을 수 있다.

제한적이거나 계산된 군사 행동을 통해 자신들의 힘을 과시하면 협상 테이블에서 입지가 약화하기는커녕 오히려 강해질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을 가능성이 있다.

무력 사용의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자신들에게는 여전히 선택지가 있음을 미국과 이스라엘에 다시 한번 상기시키려 했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란 측이 종전 협상 실패를 원한다는 뜻은 아니다. 이번에는 선례를 만들고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이지만, 불가피하게 확전으로 치달을 만큼의 대규모 공격은 아니었다.

이 계산이 옳았는지는 아직 두고 볼 일이다.

한편 최근의 공방에 대한 이란 대중의 반응 또한 이 같은 광범위한 논쟁을 잘 보여준다.

일부 시민들은 이란의 이번 행동이 정당한 대응이었다고 본다. BBC 페르시아어 서비스의 한 사용자는 "레바논을 지키고자 이란이 분쟁에 뛰어든 것은 충직하고 옳은 일"이라며 "핵 합의 이후 이란은 국제법을 위반한 적이 없고, 이번 공격은 상대방이 휴전 규정을 위반한 데 대한 대응"이라고 했다.

반면 당국의 우선순위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거의 2달 동안 이란 남부에서는 일부 교전(폭격)이 있었으나, 당국은 진지하게 대응하지 않았다. 이란 남부보다 레바논 남부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듯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지배적인 정서는 이 대립이 어디로 향할지에 대한 불안감이다. 한 사용자는 BBC 페르시아어 서비스에 "솔직히 전쟁이 다시 시작됐을 때 가슴이 내려앉았다"고 토로했다.

이번 교전이 대규모 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한 사용자는 "이번 충돌은 그리 심각하지 않으며, 지난 두 차례 공방처럼 전면전으로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은 미국이 더 이상 직접적인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주도권을 잡고 있다. 이는 부분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선전·선동이자, 지지자들에게 자신들이 이기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한 행동"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이란의 이번 대응은 협상 방향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이란 측이 자신들만 아무런 이익 없이 양보를 요구받고 있다고 판단했다면, 이번 공습은 다음 단계 협상을 앞두고 협상력을 강화하려는 조치일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간에, 이번 공격은 이란 지도부의 자신감이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많은 외부 관측통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커졌음을 시사한다.

핵심은 이란이 또 다른 이스라엘의 폭격을 감수할 의향이 있었는지가 아니다. 더 중요한 핵심은 이란 지도부가 자신들은 외교적 노력을 병행하면서도 그러한 공격을 감당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지에 있다.

만약 그렇다면, 이란은 새로운 지역 현실 구축에 나선 것일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자신들이 보다 강력한 입장에서 협상하면서 동시에 자국의 한계선을 적극적으로 설정해나가는 중동 질서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위험할 수 있지만, 이는 이슬람 공화국이 자국의 안보와 중동 내 위치를 바라보는 방식이 크게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